주식시장에서 테마주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현상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튤립 현상이란 무엇일까요?
튤립은 지금 당장 대문을 나서 꽃집을 찾아가면 어느 곳에서나 찾을 수 있는 흔한 꽃입니다.
하지만 17세기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튤립이란 꽃은 부와 명예의 상징 이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아우구스투스라는 품종의 튤립의 당시 시세를 지금의 원화로 환산하면
구근 한뿌리에 4천만 원을 호가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을 거쳐 유럽으로 전해진 튤립은
네덜란드가 16세기 말 스페인의 점력에서 벗어나 독립된 세력이 되면서 부각되었습니다.
지배계급으로 등장한 레헨트라는 평시민 집단을 중심으로 튤립 갖기 열풍이 번지면서
튤립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1630년대에 이르러 튤립 갖기 열풍은 일종의 투기의 성질을 가지게 되었고
부자들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진귀한 튤립 구근을 구입했습니다.
투기 열품이 점점 짙어지고 결국 금이나 은보다 더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되었으며
심지어 튤립 경매장과 선물 옵션시장 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튤립 구근 하나가 평균 2천 500길더에 거래되었고 1637년에는 최고 5천 200길더에 팔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의 목수 1년 연봉이 250 길더 정도였으니 튤립 구근 하나가 목수의 20년 연봉보다 비싼 값 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투기의 끝은 참혹하듯이 튤립을 가지고 있는 투기꾼들은 위험을 감지하자
튤립을 내다 팔기 시작하였고 투매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두 달 만에 가격이 100분의 1 아래로 떨어졌으며 대박을 꿈꾸고
빚까지 내면서 튤립을 사들였던 사람들은 전 재산을 모두 탕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수의 기업과 개인들이 파산했고 네덜란드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 이후 튤립은 네덜란드 주식시장에서 거품, 투기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에도 비슷한 개념인 테마주라는 종목군이 존재합니다.
테마주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최근 이슈가 되는 사건, 시황, 업종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 모여서 형성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년전 비트코인이 이슈가 될때 비트코인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었던 종목들은
비트코인 관련 테마주로 묶이며 큰폭의 상승을 했었고 최근 남북 관계가 호전되자 전기, 철도, 가스관, 자원,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과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 남북 경협 테마주로 묶이며 상승을 한 경우를 예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나타난 최초의 테마주는 건설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 말 중동 건설붐이 일어나면서 건설회사들의 주가는 어마어마한 상승률을 보이며 폭등했던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건설 회사가 아닌데 회사 이름에 건설 자가 들어갔다고 해서
건설화학이라는 종목의 주가까지 강세를 보일 정도로
건설 테마가 주식시장의 자금을 쥐어 잡았었습니다.
건설 업종은 이후 86 아시안게임, 88올림픽을 전후
금융, 무역업과 더불어 트로이카 주식이라고 불리며 다시한번 테마를 형성하기도 하였습니다.
1996년 중반에 시작해 2000년 말까지 1년 반 정도의 기간동안 이어진 코스닥 시장의 IT테마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은 안전하지 않다라는 인식을 심어준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9년 중반 코스닥 지수가 2000년 3월까지 세 배 이상이 뛰었으니
개별 종목의 상승세는 글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 기간 중에는 인터넷 관련 사업만 하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이 가능했고
투자자들은 돈을 싸들고 인터넷 기업을 찾아서 투자했습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사업이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등의 심도 있는 생각보다는
회사가 내놓은 미래의 목표에만 현혹되어 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IT테마에 투자를 했고
주가는 끝을 모르고 상승 했었습니다.
비슷한 일은 이 외에도 존재합니다.
2004년 황우석 박사는 세계 최초로 사람의 배아줄기 세포 생산에 성공해
줄기 세포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는 전 세계의 극찬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각종 매스컴에서도 크게 다룰 정도로 성공적인 연구였고 2005년에는 각각 다른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를 결합시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난자 채취 과정의 의혹으로 시작된 황우석 박사의 연구결과에 대한 세간의 의혹은 점점 커져갔고
결국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이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 테마주가 형성되어 큰 폭의 상승을 하고 있었습니다.
2005년 주식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종목은 모두 바이오 종목이었습니다.
10개월 만에 주가가 28배나 폭등한 종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황우석 박사가 사법 심판대에 오른 피의자의 신분으로 추락하면서 주가 역시 추락하였습니다.
위의 사례 말고도 엔터테이먼트 테마, 철강, 금속 최근에는 아이돌, 보물선 테마까지 존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금융 감독당국은 주식시장에서 테마를 형성하는 종목에 대해 늘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테마주를 잘 활용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테마주에 마지막으로 올라탄 투자자들은 자칫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테마주는 주가 상승력이 강한 만큼 추락 속도도 엄청나다는 것을 명심하고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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