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그레이엄, 워렌 버핏 이 사람들은 주식 투자를 하는사람들이라면, 심지어 주식 투자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한 두번씩은 들어본 적이 있을만한 친숙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라도 존 템플턴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상당수일 것입니다. 존 템플턴 역시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주식투자에 있어 성공적인 투자를 한 인물입니다. 존 템플턴은 1997년 국내 언론에서 1천만 달러를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투자자 입니다. 템플턴이 한국 주식 시장에 뛰어든 97년 말 종합주가지수는 376을 가리키고 있었고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서자 삼성전자 등 우량주에 투자했던 금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해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후 2001년에 다시 상당한 규모의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등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입니다.
템플턴은 스스로 정리한 투자 성공 원칙 15가지가 있습니다.
세금과 수수료를 감안한 실제 투자 수익률을 생각해서 투자해야한다.
주가가 1~2퍼센트 움직일 때마다 주식을 사고 파는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라.
여러 종류의 투자 대상에 대해 유연하면서도 개방적인 사고로 접근하라.
모두가 비관적이고 공포에 떠나는 때, 즉 주가가 쌀 때 매입해서 비쌀 때 팔아라.
성장 산업의 리더 기업이며 기술적 우위화 우수한 경영진을 가지고 있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라.
시장흐름이나 경제 전망에 따라 움직이는 투자가 아닌 가치투자를 하라
분산투자를 하라.
투자 전에 면밀하게 조사하고 연구하라. 그 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라.
강세장도, 약세장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변화할 것을 예상하고 투자 현황을 모니터 하라.
투자를 함에 있어서 패닉에 빠지지 말라.
실수에 대해서 낙담하거나 이를 만회하려고 더 큰 위험을 무릅쓰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
평정을 유지하라.
겸손해져라.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회사의 주식이 좋은 종목일 수도 있지만 훌륭한 투자 대상은 아닐 수 있다. 내부 정보라고 하는 말에 솔깃하지 말자.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라.
템플턴 역시 워렌 버핏 등 고명한 투자자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1939년 처음 주식 시장에 뛰어들 당시 그는 종자돈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맨손이었고 당시 대공항의 여파에 제 2차 세계대전까지 터져 미국의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을 때 였습니다. 그는 여기 저기서 돈을 빌려서 약 1만 달러를 마련한 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종목들 가운데 주가가 1달러도 안되는 종목 100여개에 모두 투자했습니다. 이와 같은 주문을 받은 증권사 직원은 종목을 골라주겠다고 조언했지만 템플턴은 결국 자기의 소신대로 주가가 1달러 미만인 모든 종목을 매입했습니다. 전쟁은 언젠가 끝날 것이고 미국 경제는 전쟁 특수로 인해 오히려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판단이 섰고 당시 투자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기업들의 옥석을 정확하게 가려낼 능력이 없는 이상 모든 종목에 투자해 살아날 기업의 숫자를 늘리자는 것이 그의 투자 마인드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템플턴이 매입한 종목 중 3분의 1은 파산했지만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경제 대공황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이 되었고 4년간의 역경을 딛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주가는 몇 배씩 상승했습니다. 1만 달러의 투자 원금은 4만 달러로 늘어났고 그 것은 오늘날의 템플턴을 만든 종자돈이 되었습니다. 템플턴은 이처럼 하루하루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장기투자만을 통해 놀라운 실적을 올렸습니다. 1954년에 만들어진 템플턴 그로스 펀드가 45년 동안 기록한 연 평균 수익률은 15%이며 이는 금리가 5% 대를 밑도는 미국에서는 대단한 수익률로 평가될만한 성과였습니다. 그가 투자한 종목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기업들이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200대까지 떨어졌던 1998년 중반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주가가 1천 원을 밑도는 종목이 200개를 넘었던 통계가 있습니다. 전체 종목 평균 대비 4종목 당 1개종목인 셈입니다. 액면 분할로 인해 주가가 1천 원 밑으로 낮아진 종목은 단 한종목 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모두 액면가 5천 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전체 상장 종목의 70%가 액면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주식시장을 벗어나려고 한 그때 템플턴은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IMF쇼크로 인해 실제보다 지나치게 저평가 되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 했고 결국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템플턴의 투자법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IMF 구제금융 직후처럼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기는 상황이 다시 올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고 그의 투자법을 따라할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사업전망이나 기술력은 좋은데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이나 과도한 투자비용으로 인해 기업개선작업 또는 법정 관리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템플턴식 투자법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템플턴식 투자에는 2~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인내심이라는 전제가 따라야 합니다. 또 템플턴식 투자법의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템플턴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가 처음 투자하는데 쓴 1만 달러는 모두 빌린 자금이고 빌린 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 능력을 벗어난 돈을 투자하면 조바심이 나게 되는 것이 개인 투자자입니다. 투자는 철저하게 자기 돈, 더 나아가서는 없어져도 출혈이 없는 자금, 즉 여유자금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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